『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주왕산(누락)

청아당 2017. 6. 4. 23:23

주왕산(누락)

 

입구에서 주왕산을 바라보면

거대한 바위산이 압도적이다.

 

계곡이 흐르는 곳을 배경으로 삼아

통나무계단을 타고 주왕산을 오르다보면

동굴이 나온다.

 

동굴을 살펴본 후

다시 내려와

학소대(鶴巢臺)를 비롯하여

절벽보다 더 큰 바위산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면

크고 넓은 벽 같은 바위들이

줄지어 서있다.

 

마치 강물이 없는 적벽부처럼

크고 단단하고

야무지게 생긴 바위들이다.

 

바위산을 관람한 후

내려와

폭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여름에는

폭포만큼 시원한 물줄기가 없기에

1폭포,

2폭포,

3폭포를 향해 오르고 또 올랐다.

 

주왕산은

절벽 같은 계곡사이로

폭포가 흘러내리며

소를 이루고 있어

그 정취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폭포를 향해 나있는 길은

거대한 절벽사이에 붙어있다.

 

통나무 길로 만들어진

자연친화적인 길이다.

 

혹시라도 더울까봐

그늘 막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다.

 

계곡에 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탁족이다.

 

옛 선비들이 즐겼듯이

현대인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기에

탁족의 깊이를 즐길 수밖에 없다.

 

족욕을 통해 몸속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기운은

더위를 식히는데

이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시원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이 얼마나 실용적인가?

 

가볍게 탁족을 즐기고 나면

산에 왔다간다는

안부 인사를 하고 가는 것 같은

그런 모양새가 갖춰지게 된다.

 

이 얼마나 예의바른 행동인가?

 

산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은 산을 그리워하듯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손을 잡고

정을 나누는 것이다.

 

이 얼마나 보기 좋은 모습인가?

 

그렇게 서로를 위해 즐기다보면

어느덧

하산해야할 시간이 온다.

 

산에서도 등을 떠밀며

오늘만 날은 아니라며

어서 내려가라고 예의를 다한다.

 

할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며

손을 흔들어가며

발걸음을 옮기는 수밖에 없다.

 

 

다음 행선지는 주산지이기에

발걸음은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매몰차다는 느낌은 들지만

어찌하겠는가?

 

만나면 이별은 정해져 있는 것!

 

만나는 동안이라도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200688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자료출처 :

안내문에 따르면

학소대(鶴巢臺)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절벽위에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한다.

어느 날 백학이 사냥꾼에게 잡혀 짝을 잃은 청학은 날마다 슬피 울며 바위주변을 배회하다 자취를 감추었다는 슬픈 사연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지금은 학은 간데없고 그들의 보금자리 터만 절벽위에 남아 옛 주인을 그리워하고 있다.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