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생로병사를 뛰어넘어 달리고 있는 이 지구는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흔드는 마법을 작동시키고 있다.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는 세계가 있는가하면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세계가 있듯이
마음 놓고 몸과 마음을 비우거나 채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세계가 또 있겠는가?
자고나면 뛰어야하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어떤 때는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고된 노동을 해야 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신선놀음이라 불릴 정도로 한가함의 절정을 향해 달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그 자리가 유난히 아름다워 보인다면
그것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기에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껏 즐겨야 한다.
천국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이승보다 더 아름답겠는가?
죽어도 이승에서 죽고
살아도 이승에서 사는
이러한 세상이야말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즐길 수 있을 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두 손으로 퍼 올린 샘물과도 같기에
그 달콤함은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해주는 약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인가?
바람 한 점 없는 숲길이나 오솔길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등과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걷어내며
바람이 잘 통하는 길목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한번이라도 그런 길목을 걸어보았다면
그것처럼 행복한 순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세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향해
모든 것이 열려있거나 닫혀있다는 말이기에
마음 놓고 세상을 향해 소리를 지르거나
내면에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침묵으로 가슴을 눌러놓아야 한다.
2016년 7월 31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서(處暑)2 (0) | 2016.08.24 |
---|---|
열대야 (0) | 2016.08.14 |
청량산 동심의 숲 (0) | 2016.07.31 |
있는 그대로의 모습 -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 (0) | 2016.07.23 |
비움은 또 다른 채움의 의미이다 - 20160717(간) (0) | 2016.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