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삶
창문만 열면 봄이 와있다는 걸 몰랐다.
라일락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마당엔
산수유와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었다.
신포동 신포우리만두에서 점심으로 쫄면을 먹고
자유공원을 향해 올랐다.
100주년 기념탑을 지나
서예가인 검여 유희강의 서체가 새겨져 있는
연오정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석정루 앞에 서 있던 매점이 사라졌다.
석정루에 올라 하인천과 연안부두 그리고 인천대교를 바라보며
아직은 춘삼월 봄바람이 차갑다는 것을 느낀다.
화창한 봄날이다.
눈앞이 깜깜한 좌절 속에서도 살아나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할 때
삶은 홀로 서 있는 바람이 아니다.
다 함께 삶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작용과 반작용으로
세상이 움직여지는 것처럼
빈틈없이 배려하는 우주의 손길이
하나의 위안처럼 크게 다가온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삶은 행복하다.
걷는 것만으로도 삶은 즐거운 것이다.
2025년 4월 3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적과 묵시적인 해석 (0) | 2025.04.08 |
---|---|
윤석열 파면 – 자연은 모두를 품는다 (1) | 2025.04.04 |
바람으로 귀를 스쳐 간다 (1) | 2025.03.30 |
인천의료원 장례식장 (1) | 2025.03.27 |
힘든 시기일수록 한길을 향해 가야 한다 (0) | 202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