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나선형 소용돌이는 우주의 중심이다

청아당 2021. 1. 8. 07:25

나선형 소용돌이는 우주의 중심이다

 

한파가 매섭게 분다. 살갗을 뚫고 달려드는 바람이다.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이 곧게 선다.

 

오고 감에 있어 무엇이라도 하나 던져주고 간다는 것이 기특해 보인다.

 

반 바퀴 돌 때는 몰라도 한 바퀴만 돌아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전체적인 윤곽이다.

 

 

입자나 물체가 회전한다는 것은 본래의 모습을 보존하려는 목적보다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쉽게 말하면 먼지에서 출발하여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나선형 소용돌이가 우주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거대한 성운이 나선형으로 회전하고 있는 것도 거대한 블랙홀이 나선형으로 회전하고 있는 것도 이 모두가 우주의 중심을 지탱해주고 있는 나선형 소용돌이 덕분이다.

 

그렇다면 우주의 중심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단순히 나선형 소용돌이에 모든 비밀이 다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가 또 있는 것일까?

 

그렇다. 보이지 않는 힘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소립자들의 움직임 속에서 상하좌우를 꿰뚫으며 무수히 우리 몸과 우주의 물체들을 통과하는 것을 보면 그 속도와 질량 무게 등에서 천차만별로 변화돼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변화되거나 생성 소멸하여가는 것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영혼을 일깨우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해 이야기해주려는 뜻이 강하다고 본다.

 

바람이 바람으로 끝나지 않고 물처럼 구름처럼 흘러가는 것도 창공을 흔드는 한 마리 독수리와도 같이 날카로운 굉음이 되어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것도 우주의 깊은 침묵으로 우리들의 내면을 흔들기 위한 하나의 몸짓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리고 툭! 던지듯이 가없는 끝에다 선을 그어놓고 원을 향해 뛰어들라고 말하기도 한다.

 

수없이 연결된 선의 연장선인 원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심법이기에 그 어느 곳으로 뛰어들던 매번 그 자리에서 맴도는 격이 될 수밖에 없다.

 

끝없이 돌고 나면 본래의 자리에서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석상처럼 굳어버리기도 한다.

 

그 어느 쪽을 선택하든 본래의 모습 속에서 움직이고 있기에 결국에는 원과 원사이에서 한없이 맴돌고 있는 격이 될 뿐이다.

 

모든 것은 파괴 속에서 새로운 창조가 탄생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그것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202118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