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그물에 걸리지 않는 마음처럼

청아당 2021. 1. 10. 08:47

그물에 걸리지 않는 마음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그물에 걸리는 바람이 있다.

 

바람을 한곳으로 몰아 그물에 걸리게 만든 것이다.

 

일상에서의 노폐물은 여과기라는 정화 장치를 통해 깨끗하게 만들 수 있지만 마음에 낀 노폐물은 심신을 정화시키는 우주에너지를 통해 깨끗하게 만들 수 있다.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것은 단순히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1급수 계곡물처럼 아무리 맑고 깨끗하다 할지라도 노폐물은 자석처럼 따라붙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사람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스트레스받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어 전원생활을 추구하거나 산속을 찾아 헤매겠는가?

 

하지만 사람 사는 그 어느 곳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곳은 없다.

 

자극과 반응은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기에 자극이 있는 곳에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싶다면 우주 한가운데에 자신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

 

고요의 극점인 우주의 한복판에 자리하여 처음부터 존재 자체를 잊으면 된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되겠는가?

 

순간순간 마음을 정화시켜 잠깐은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세파에 시달리며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마음처럼 산다면 몰라도 마음은 그 누구도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신조차 인간의 변심에 손을 들겠는가?

 

마음은 정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 손 한 번 휘저으면 탁한 마음으로 변하기에 원격조종장치처럼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뿐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은 자신도 함부로 가지고 놀지 못하다 보니 기류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이 마음이 흘러가는 곳에 먼저 달려가 그 흐름을 바꿔놓는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심신의 노폐물이 제독행공에 의해 정화되는 경우는 있다.

 

피부기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기공의 크기가 별의 크기만큼 커질 때 느끼는 것은 심안의 크기가 무한하게 확대되면서 말 그대로 우주의 진공 속에서 청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은 가을하늘처럼 맑고 투명하며 온몸은 깃털처럼 가벼워 산을 오를 때 발걸음이 경쾌하면서도 빨라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시체 썩는 냄새를 맡거나 사람의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맡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태라면 심신이 정화되면서 마음도 정화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라 할지라도 늘 그러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 또한 지속성과 영속성에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고 절묘하기까지 하다.

 

모두에게 공명정대하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번 크게 일어서면 한번은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옛 선현들의 말씀이 모두 옳고 본받아야 할 점은 많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말씀에 공감하며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나이 40세만 되어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선현들의 말씀 그대로 따라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임을 눈치채게 된다. 마치 꿈속에서 꾼 꿈을 현실로 착각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이 완벽하지 못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다.

 

지극함에 이르면 못할 말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지극함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평범이라는 이름하에 신비를 품고 있을 뿐이다.

 

평범을 흔들어 깨우는 순간 신비가 터져 나오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신비를 신비라 부르지 않는 것은 신비보다 더 위대한 것이 바로 평범이기 때문이다.

 

2021110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