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청아당 2020. 12. 28. 20:18

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바닥으로 떨어져도 또 다른 바닥을 찾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더는 떨어질 때 없는 바닥이라 안심하였는데

또다시 떨어질 바닥이 있다.

 

모든 것을 다 비워내면 손에 쥔 건 허공뿐이다.

 

그 허공을 타고 하늘을 난다.

 

하늘은 높고도 깊다.

 

가없는 끝이 하늘이다 보니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하늘 문을 두드려도 소리가 없다.

 

텅 빈 가운데 흩어진 구름만이 가득하다.

 

구름은 모든 것을 감싸준다.

 

넓은 바다가 포용하듯이 그렇게 따뜻하게 안아준다.

 

숨 한번 크게 들이쉰다.

 

우주의 칼날이 바로 선다.

 

혹한 속에서 창문 흔들리는 소리 사이로 비켜 날아간다.

 

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20201228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