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바닥으로 떨어져도 또 다른 바닥을 찾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더는 떨어질 때 없는 바닥이라 안심하였는데
또다시 떨어질 바닥이 있다.
모든 것을 다 비워내면 손에 쥔 건 허공뿐이다.
그 허공을 타고 하늘을 난다.
하늘은 높고도 깊다.
가없는 끝이 하늘이다 보니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하늘 문을 두드려도 소리가 없다.
텅 빈 가운데 흩어진 구름만이 가득하다.
구름은 모든 것을 감싸준다.
넓은 바다가 포용하듯이 그렇게 따뜻하게 안아준다.
숨 한번 크게 들이쉰다.
우주의 칼날이 바로 선다.
혹한 속에서 창문 흔들리는 소리 사이로 비켜 날아간다.
끝은 늘 궁금한 법이다.
2020년 12월 28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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