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여 – 2020년 1월 1일
시간을 잘게 쪼개 한해에 의미를 두는 해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감응이 있는 곳이 우주이다 보니 너와 내가 하나가 아닌 것이 없다. 꿈속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그렇고 먼 미래에도 그렇다.
바람은 바람이 아닐 때 바람인 것처럼 손에 잡히는 바람이 아닌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도 바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새해를 맞이하면 너와 내가 손에 손잡고 또다시 나아가자는 다짐부터 한다. 홀로 서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세상이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른다. 아니 정감이 있는 사람 사는 세상이다 보니 더욱 그러한지도 모른다.
그래서 좋은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떤 때는 지옥처럼 느껴지다가 천국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따뜻한 세계가 노크도 없이 달려들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며 살자고 했지만 어떤 때는 좋고 나쁜 것의 구분이 사라질 때가 있다. 좋은 현상이다.
올 한해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지만 한해의 끝에서 뒤돌아보면 삶이 제자리에 서 있는 것 같아도 조금씩 이동하며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변화라는 틀은 태초부터 시작하여 우주가 끝나는 날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세상이 가져다줄 변화가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희망을 갖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제자리에서 빙빙 돌 수만은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2020년 1월 1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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