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고요의 극점이란?

청아당 2018. 11. 30. 10:05

고요의 극점이란?

 

평범을 깨뜨리면 신비가 쏟아져 나오듯이

단순히 진공성에 갇힌 고요의 극점이 아니다.

 

진공도

작은 의미의 진공이 있고

큰 의미의 진공이 있다.

 

어떤 특정된 진공성이 아니고

진공성으로 얼어붙은 우주를 비롯하여

우주의 가장 안쪽이 바로 고요의 극점이다.

 

온 우주가 빛으로 충만하고

그 안으로 파고든 마지막 관문이

고요의 극점이다.

 

 

별안간 섬광처럼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고

진공성인 고요의 극점은

깨달음의 세계를 뛰어넘은 초월적인 현상을 말한다.

 

물론 명상이나 선을 통해서도 이룰 수는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고요의 극점은

기의 퇴적층과도 같은

보다 단단하고 깊은 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초월적인 현상을 말하고 있다.

 

이곳은

시간과 공간을 의미하기도 하고

·공간을 초월하기도 하며

자기성과 전기성이 충만한 곳을 의미하기도 하고

전자기성을 초월하기도 하며

운명과 숙명을 의미하기도 하고

운명과 숙명을 초월한 곳이기도 하다.

 

시작과 끝을 의미하기도 하고

시작과 끝을 초월한 곳이기도 하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우주만이 지닌

가장 자유로운 공간이자

벽조차도 경계가 사라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논의 자체가 필요 없는

그야말로 태초 이전의 공간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속에서

신의 간섭을 벗어나 홀가분하게 얼어붙어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공간이 있을 수 있겠는가?

 

 

움직임조차 숨을 끊고

고요함마저 숨을 멎는 곳이

바로 고요의 극점이다.

 

20181130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