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없이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무엇을 깨달았는지도 모르면서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깨달음을 너무 크게 생각하면 한없이 크고
깨달음을 너무 작게 생각하면 한없이 작다.
이 둘을 묶으면
중용의 도가 된다.
깨달음은 너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깨달음은 너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알고 가는 길이기에 그렇고
멈춰야할 길을 분명하게 알고 멈추는 길이기에 그렇다.
어떻게 보면
깨달음 없이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깨달음은 손에 잡히지 않아서 그렇고
깨달음은 발목에 묶이지 않아서 그렇다.
오고감에 있어
조용하기에 그렇고
침묵을 좋아하기에 더욱 그렇다.
고요의 극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수선스러운 몸짓과 현상에 얽매어 있다가도
절정에 다다르면 적멸과 침묵만이 우주를 덮는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주의 태동이 꿈틀거리고 있고
충돌과 반사작용이 하늘과 땅을 뒤덮고 있다.
소리가 없다고 소리가 멈춘 것이 아니듯이
깨달음은 고요의 극점에 잠시 파묻혀 있을 뿐
여전히 천지를 진동하고 있다.
2018년 7월 13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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