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단양팔경 - 사인암(제5경)

청아당 2016. 8. 24. 23:33

단양팔경 - 사인암(제5경)

 

추사 김정희가

“하늘에서 내려온 한 폭의 그림이라 칭송한 기암절벽” 이다.

 

우탁(禹倬)

“사인재관(舍人在官)

이곳에서 자주 휴양한데서 사인암(舍人岩)” 이라 전해지고 있다.

 

 

두 번째 방문이지만

추억을 끄집어내어 도착한 곳은 사인암(舍人岩)이다.

입구에서 사인암에 도착할 때까지

통나무 길로 연결되어져있어

과거의 사인암보다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든다.

 

솔직히 처음 방문했을 때는 실망감이 컸다.

명성에 비해 규모와 강바닥이 초라해보였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명승지나 유적지를 복원해놓거나

참신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해놓았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자신과 관련된 의미가 가슴에 파고들 때

비로소 사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듯이

그 의미가 확고하거나 감동을 줄 때

살아있는 숨결로 느껴지는 것 같다.

 

 

도끼로 절벽을 찍어 내린 듯

끌로 나무를 다듬어놓은 것 같은

그런 모습으로 서있는 것이 사인암(舍人岩)이다.

 

사인암(舍人岩)

적갈색과 청동 빛을 하나로 묶어 단양팔경에 펼쳐놓은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가는 곳마다 적갈색과 청동 빛이 단양팔경에 펼쳐져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숙연하게 만들고

미적 감각을 끌어내어

흑백에서 천연의 옷으로 갈아입게 하고 있다.

 

 

사인암(舍人岩)은 적벽부를 연상케 하고

동양화의 화풍인

부벽준법(斧壁皴法)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화가 겸재 정선이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고

겸재 고유의 독특한 수직준법(서릿발준법)으로

일만 이천 봉인 <금강전도>를 남겨놓기도 하였다.

 

 

언뜻 보기에는

사인암과 삼선암(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단양팔경의 다른 곳과 비교하여

낮게 평가하는 토박이나 여행객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사인암을 세밀하게 살피다보면

그 느낌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사인암(舍人岩)

명성보다 독특한 자리지킴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한눈에 들어오는 사인암보다

세밀하게 관찰되어진 한 폭의 산수화로 서있기 때문이다.

 

붓의 끝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수직으로 내려앉게 만드는 폭포가 될 수도 있고

기암절벽을 겹겹이 쌓아올린 듯한 주름진 부벽준법으로 남겨놓거나

신선도와 미인도 또는 풍속화를 남겨놓거나

다소 안정감 있는 평행선과 입체감을 살려

동적이면서도 정적인 명상에 들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양팔경 중

부친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사인암(舍人岩)이기에

그 뜻은 더욱더 배가되어져

평생 잊혀 지지 않는 산수화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2016년 8월 23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