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기도하는 순간 - 고맙습니다

청아당 2015. 2. 11. 16:09

기도하는 순간 - 고맙습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자 
손을 잡고 
눈을 감는 순간 
우주의 안전을 위해 먼저 기도하게 되고 
지구의 안전을 위해 먼저 기도하게 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먼저 기도하게 되고 
가족과 지인을 위해 먼저 기도하게 되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남을 위해 먼저 기도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는 자신을 위해 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남을 위해 존재하기에 
기도가 지닌 순수한 목적이 끝난 후에야 
자신을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누구를 위해 기도하고자 정해놓지 않아도 
기도하는 순간 
혼연일체가 되어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게 됩니다 

기도는 목적이 없어야 됩니다 
기도는 순수해야 됩니다 
기도는 마음 가는 대로
먼저 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야 
자신을 위해 기도하면 됩니다 

물론
어느 목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타인보다 먼저
자신을 위해 기도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원인을 살펴보면
자신이 잘 되어야
남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차피
궤도에서 이탈하거나
자리에서 이탈하거나
우주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기에
대승적인 입장에선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논리는 생각하기에 달려 있겠지만
결국은
조삼모사(朝三暮四)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 장로의 말씀을 들어보면
그동안 수십 년을
가족과 자신을 위해
기도한 적이 드물다고 합니다
뒤돌아보면
남을 위해
중보기도한 적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잠시 순서가 바뀌었지만
이제는
가족과 자신을 위해 먼저 기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앙심이 워낙 깊다보니 
보는 순간 존경심이 생겨날 정도입니다 
더구나 겸손과 겸양의 미덕까지 갖추고 있어 
금강석과 같은 든든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분명
우주의 안전을 위해 먼저 기도하였건만 
지구의 안전을 위해 먼저 기도하였건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먼저 기도하였건만 
가족과 지인을 위해 먼저 기도하였건만 
결국은
남을 위한 기도가
자신을 위한 기도로 되돌아온 것입니다

우주가 존재해야 내가 존재하기에
지구가 존재해야 내가 존재하기에
국가와 민족이 존재해야 내가 존재하기에
가족과 지인이 존재해야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 조차한 적이 없었건만
예상치 않게
남을 위한 기도가
자신을 위한 기도로 되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적이 없었건만 
결국은
남을 위한 마음이
자신을 위한 마음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이 되어주고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품이 되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말 한마디에
우리들의 상처가 치유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주고받는 기도를 통해
우리들의 마음이 평안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잘 지내겠습니다

2015년 2월 11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