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족쇄는 생명선 -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청아당 2015. 2. 11. 16:22

족쇄는 생명선 -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 대화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일이 생겨납니다

환자가 수액에 대해 묻습니다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주치의는 
수액을 물이라고 표현합니다
물이에요 
물 
그것도 맹물이라고 합니다

다시 
간호사한테 묻습니다
간호사는 단호히 거부합니다
수액은 생명수라고 합니다

다른 간호사한테 
다시 묻습니다 
수액은 생리식염수(또는 생리식염 주사액)로써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혼합하여 
정제되기도 하고 
환자에 따라 
의사의 처방에 의해
수액과 처방된 약을
혼합하거나 
배합하여 
맞춤형 수액을 정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별도로 영양제나 기타 필요한 약을 
수액에 연결하여 
몸에 침투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처럼
환자를 상대로
허를 찌르거나
고도로 계산된 또는 숨겨진 기법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의사는
환자를
따뜻한 마음으로
껴안을 줄 알아야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환자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를 불문하고 
순수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봅니다 

전문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것이라
문외한은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습관처럼 행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듯이 
느낌과 경험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또다시 묻습니다
수액을 달고 다니는 
이동식 거치대(일명 뽈대)를 족쇄라고 말하자 
무슨 소리냐고 강하게 거부합니다
생명의 끈이라고 
시적 표현을 뿜어내고 맙니다
마치 탯줄과도 같은 생명선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족쇄는 족쇄가 아니라 생명선인 것입니다
누구의 말에 따라 
부정이 긍정으로 변하거나 
긍정이 부정으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삶은 
생명선에 연결되어진 족쇄를 
평생 동안 
끌어안고 살아가야할지도 모릅니다
비록 
불편하고 
고난을 상징하는 족쇄일지라도 
모든 것을 감내하며 살아가야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액 본연의 임무조차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액을 통해 
우리들 몸에 
전달되는 역할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움은 끝이 없나봅니다
오늘도
전문성을 요구하는 곳이
줄지어 서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는
끊임없이 배워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위해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2월 11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