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맞이하며 - 2015
천년과 함께해온 해돋이
그 빛이 소금이요
그 소금이
어둠이자 빛으로 승화되어지고 있다
빛과 어둠이 함께하는 동해의 일출에서
다함께 함성을 지르며
올 한해도
따뜻하게 가슴을 채워주는
기쁨과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해마다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천년의 경계에서 태어난 태양이기에
빛과
어둠과
바다와
수평선과
그 하늘이 버티고 있어
남다른 빛의 충만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빛이라 부르면 그것이 곧 빛이요
어둠이라 부르면 그것이 곧 어둠이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더 이상 버릴 것도 없고
더 이상 얻을 것도 없고
더 이상 유지할 것도 없는
이곳에서
천년의 빛만이
바다와 산과 땅을 향해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꿈을 꿈이라 말하지 말자며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을 희망이라 말하지 말자며
서로의 손을 잡고
결연한 의지로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솔직히 꿈과 희망은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과도 같은 구름이요
일상에서
손을 내밀면 더 이상 잡을 것이 없는 뜬구름과도 같다
하지만
우리에게 언제 꿈을 버리라고 한 적이 있었던가
하지만
우리에게 언제 희망을 버리라고 한 적이 있었던가
자고나면
이루어지는 것이 꿈이요 희망이지 않았던가
소박한 꿈이자 희망이기에
하루를 알차게 보내면
그것이 꿈이고 희망이지 않던가
한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손과 발이
부지런하게 뛰어다니기를 원하고 있는 것처럼
한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가족이 정답게 만나 식사를 해가며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는 일이지 않은가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비록 해마다 낯익은 얼굴들이 보이지 않더라도
비록 해마다 낯선 얼굴들이 보이더라도
우리들의 눈높이에 걸쳐있는
잣대와 차이만나지 않는다면 그만이지 않던가
처음부터 우리들의 꿈은 소박한 것이었다
처음부터 우리들의 희망은 소박한 것이었다
그것이 돌이 되고
그것이 바위가 되고
그것이 물이 되고
그것이 바다가 되어
하늘 아래에서
손을 잡고 빙빙 돌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았던가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끝이 있으면 처음이 있듯이
그렇게 숱한 생을 윤회해가며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빙빙 돌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았던가
2015년 1월 1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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