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소리에 민감한 바람처럼

청아당 2020. 8. 8. 13:20

소리에 민감한 바람처럼

 

바람과 바람이 부딪히면 소리가 난다.

 

겨울바람이 그렇고 봄바람이 그렇다.

 

고생한 만큼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다면 누구나 그 길을 갈 것이다.

 

한길을 아무리 깊게 파더라도 남는 것이 없을 때가 있다.

 

살아생전 그 혜택을 누려보지 못한 천재들의 작품처럼 소리는 누군가와 맞부딪혀야만 소리가 난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일지라도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 자리를 수없이 돌고 돌아도 돌고 있는 것조차 모를 때가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영역은 그리 넓지가 않다.

 

그것이 삶이고 우리들의 운명이다.

 

 

자연은 스스로 모든 것을 터득하며 움직이고 있다. 하늘도 스스로 모든 것에 감응하며 움직이고 있다.

 

감응하는 속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늘의 문제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적어도 소리에 민감한 바람처럼만 움직여도 하늘의 뜻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소리에는 고저장단이 있고 바람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듯이 그렇게 높낮이를 조절해가며 한 호흡 깊게 들이마시며 내쉬다 보면 자연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다.

 

호흡은 모든 사물과 연결돼 있기에 한 호흡 사이에 생사가 달려있기도 하다.

 

바람이 소리에 민감한 것처럼 호흡도 리듬에 민감하다.

 

202088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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