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을 때
틈바구니에서 무용지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바람과 바람이 엉킬 때는 하늘을 끌어당길 만큼 힘이 솟구쳐오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나락으로 깊이 빠져들 때가 있다.
자신의 존재가 미약하여 자연조차 돌아보지 않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공수래공수거의 깊은 뜻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미물보다 못한 존재로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할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할 경건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목표가 사라져서이다.
사람에게는 흥이라는 자극제가 있다.
흥을 찾지 못한 경우 삶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도 찾다 보면 조그마한 흥이 주변에서 날갯짓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찾고 또 찾다 보면 삶의 활력소가 되는 흥을 찾을 수가 있다.
흥은 삶의 원동력이요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2020년 8월 6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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