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명상의 문 – 고요의 극점

청아당 2019. 9. 21. 08:57

명상의 문 고요의 극점

 

나 돌아가리라!

본연의 모습이 있는 곳으로

 

그곳은 형체 이전의 모습이요

그곳은 형체 이후의 모습이다.

 

나고 태어남이 없는 곳이자

고요의 극점이기에

오고감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손으로 저으면 허공이요

손으로 잡으면 현실이기에

미래와 과거가 얽혀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빛이 되어라하면 빛이 되고

어둠이 되어라하면 어둠이 되는

태곳적 신비로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생각을 집중하면 터져 나오는 곳이요

마음을 집중하면 우주의 심연으로 빠져드는 곳이기도 하다.

 

텅 빈 공간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텅 빈 시간 속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모두 다 비우고 또 비우는 것밖에 더 있겠는가?

 

비우고 또 비우다보면

거기에는 또 다른 채움이 나타나고

그 채움에는 비움과 하나가 되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보고 만지고 버릴 수 있다는 것이

더구나 기억조차 기억할 수 없는 곳이기에

이보다 더 아름답고 이보다 더 고귀한 곳이 또 있겠는가?

 

있는 힘껏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우주가 넓은 탓도 있지만

명상의 문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집중력과 파괴력은 흡인력과 반발력에 의해 충돌로 이어지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으려는 선악불이(善惡不二)로 이어지기에

천칭과도 같은 중용의 도로 중심을 잡으려는 데에서 멈추기도 한다.

 

오고감이 없는 기의 본체인 태허(太虛)속에서

오직 고요의 극점에 들어 명상의 깊이에 빠져들기도 한다.

 

더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자

우주의 마지막 문이기에 신조차도 접근 할 수 없는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일점을 찍는 일이자 모든 것이 하나로 집약되는 곳이기도 하다.

 

2019921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