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가로수
아침에 일어나 은행나무 가로수를 바라보니
하룻밤 사이에 은행 나뭇잎이 차창에 가득 쌓여있다.
한순간에 계절이 떨어진 것이다.
마지막 날까지 버텨온 은행 나뭇잎이지만
바람 앞에서만큼은 연약해질 수밖에 없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후드득 떨어져 내려
인생무상, 삶의 회의를 느끼게 한다.
과천 정부종합청사 은행나무 가로수가 아름답고
용문사 은행 나뭇잎이 아름답고
홍천 은행나무길이 아름답다.
아름다움이 영원히 존재할 수 없듯이
은행 나뭇잎도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
계절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준비해야하기에
가을을 떨쳐버릴 수밖에 없다.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마는 함부로 옮기면 안 된다 (0) | 2017.11.22 |
---|---|
한양대 캠퍼스를 거닐며 (0) | 2017.11.21 |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0) | 2017.11.19 |
추수감사절 (0) | 2017.11.19 |
성명학 (0) | 2017.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