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잘 쉬었다 갑니다!

청아당 2017. 1. 22. 13:47

잘 쉬었다 갑니다!

 

먼지로

빛으로

바람으로

잘 쉬었다 갑니다.

 

천년만년 변할 것 같지 않은 그곳에서

()로 태어나

()로 살다가

()로 돌아갑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

 

보고, 듣고, 만지고, 버리는 일 말고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우리들의 발걸음은

있는 그대로 걸어갈 것이고

있는 그대로 멈출 것입니다.

 

오고감에 있어 후회 없는 삶은 없듯이

잘잘못을 느끼고

그에 합당한 죗값을 치르는 일이야말로

모두에게 평안과 기쁨을 줄 것입니다.

 

가끔씩 삶의 길목에서 힘들어할 때

공존하는 선악에 기대어

한발을 내밀거나

한발을 뒤로 빼며

사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그곳이 지옥의 끝일지라도

그곳이 천국의 끝일지라도

삶과 얽혀있는 신과의 약속이기에

중심이 잘 잡힌 우주의 끝에 서서

손을 흔들어 봅니다.

 

그동안

잘 쉬었다 간다고 기별을 하며

손을 흔들어 봅니다.

 

다음 생을 기약하거나

그 누구의 간섭도 없는 진공상태로

영원히 있기를 바라며

잘 쉬었다 갑니다.

 

2017122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