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눈빛으로 말하는 노부부

청아당 2016. 1. 18. 17:38

눈빛으로 말하는 노부부

 

60평생 함께해온 부부이기에

말없이

눈빛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생각하는 작품으로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바람에 실려 온 느낌으로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생사를 건 채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오감과 육감으로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뜻 모를 미소로 말하기도 합니다

 

재활운동을 통해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고

의식과 말씀에 있어 기백이 있어 보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지만

언제 또다시

이승과의 결별을 맞이할지 모르기에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마음이 하늘을 향해 가있고

몸이 불편한 아내의 병문안은 더욱 잦아지고 있습니다

 

자식들은 번갈아가며

병실을 찾아가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가는 길이

이렇게도 길고 험난한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저 오면 오는가보다 생각했고

그저 가면 가는가보다 생각했지

오가는 길에 맺어진 인연이

이리도 질기고 끈질기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생사의 기로에 선

목숨을 놓고

그 무엇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눈빛으로 주고받는 노부부만의 세계가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2015년 12월 19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미덕은 건강으로부터  (0) 2016.01.18
붕어빵  (0) 2016.01.18
세상에 남긴 한마디  (0) 2016.01.18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  (0) 2016.01.18
손을 잡고 놓지 않는 노부부  (0) 201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