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바람은 시간을 붙잡아 둘 수가 없다

청아당 2015. 9. 7. 09:39

바람은 시간을 붙잡아 둘 수가 없다

 

그 끝은 항상 처음에서 시작되어지듯이

끝과 처음은 한 몸이자 동상이몽이기에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바람은 시간을 붙잡아 둘 수는 없지만

풍류를 일으킬 수가 있고

시간은 바람을 붙잡아 둘 수는 있지만

우주의 경계까지 무너뜨릴 수는 없다

 

하지만

바람과 시간은 그에 굴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든든하게 서있으면 된다

 

때로는 흔들릴 때마다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흔들리지 않아도

균형을 잡아야할 때가 있기에

흔들리거나

흔들리지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언제 빈틈으로 파고 들어와 흔들지 모르기에

그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는 것이 좋다

 

바람의 향방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에

시간의 향방에 따라 숙명이 결정되기에

언제 빈틈으로 파고 들어와

한곳으로 집결시킬 수도 있기에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2015년 9월 7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