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마지막 여행길처럼

청아당 2015. 8. 31. 09:50

마지막 여행길처럼

 

발걸음은 서로 다르지만

밟고자하는 것은 한마음이다

 

언제 우리에게 따뜻한 가슴이 살아 있었는지

언제 우리에게 차가운 가슴이 살아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하나만큼은 변하지가 않는다

 

떠나온 먼 여행길처럼

돌고 돌아

제자리에 설 우리들이지만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자 우리들의 운명이기에

다함께 손을 잡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비록 멈추게 할 제동장치는 없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땅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바람과 구름을 불러들여

폭풍 전야의 밤을 만들어 내거나

태풍의 눈으로 정적을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 소리 없이 작동될지는 몰라도

태풍의 눈을 잠재우거나

일어서게 할 수 있는 능력 하나만으로도

인간의 힘을 가늠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것이야말로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달리는

인간의 힘이 아니겠는가

 

언제 멈출지 모르는 우리들의 행보이지만

언제 멈출지 모르는 우리들의 생각이지만

분명한 것은

한 치의 흩트려짐 없이

중용의 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그것이

잘못된 것일지라도

비록 그것이

완성된 목표였다 하더라도

우리들에게 주어진 천명이자 숙명이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비록

다른 길

다른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하더라도

결국은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을 함부로 논할 수 없는

마지막 여행길처럼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우리들은 움직이고 있다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