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행길처럼
발걸음은 서로 다르지만
밟고자하는 것은 한마음이다
언제 우리에게 따뜻한 가슴이 살아 있었는지
언제 우리에게 차가운 가슴이 살아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하나만큼은 변하지가 않는다
떠나온 먼 여행길처럼
돌고 돌아
제자리에 설 우리들이지만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자 우리들의 운명이기에
다함께 손을 잡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비록 멈추게 할 제동장치는 없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땅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바람과 구름을 불러들여
폭풍 전야의 밤을 만들어 내거나
태풍의 눈으로 정적을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 소리 없이 작동될지는 몰라도
태풍의 눈을 잠재우거나
일어서게 할 수 있는 능력 하나만으로도
인간의 힘을 가늠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것이야말로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달리는
인간의 힘이 아니겠는가
언제 멈출지 모르는 우리들의 행보이지만
언제 멈출지 모르는 우리들의 생각이지만
분명한 것은
한 치의 흩트려짐 없이
중용의 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그것이
잘못된 것일지라도
비록 그것이
완성된 목표였다 하더라도
우리들에게 주어진 천명이자 숙명이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비록
다른 길
다른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하더라도
결국은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을 함부로 논할 수 없는
마지막 여행길처럼
같은 길
같은 생각으로 우리들은 움직이고 있다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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