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기억되지 않은 역사도 역사이다

청아당 2015. 9. 9. 20:45

기억되지 않은 역사도 역사이다

 

사라진 역사도 역사이듯이

기억되지 않은 역사도 역사이다

 

무명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간 민초들의 이름

그것은 순국선열이란 또 다른 이름으로 기억되어지고 있다

 

역사가 없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기억되지 않은 역사이기에

사라진 역사로 기록되어질 뿐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역사란 무엇인가

한이 맺힌 역사라야 역사인가

 

손끝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민초들을 보아라

언제든 궐기할 준비를 하고 있는 민초들이기에

우리들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무엇 때문에 실존했던 역사를 역사라 말하지 못하는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지도 않은 역사를 역사라고 말하고 있는가

 

올바른 역사관에 의해 집필된 정사이든

왜곡된 역사관에 의해 조작된 역사이든

 

승자위에 군림하고 있는 역사는 살아있지만

패자위에 군림하고 있는 역사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다만 그로인해

잊혀져간 역사로 기억되어지고 있기에

실존했던 역사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뿐이다

 

그렇지만

회복 가능한 역사로 거듭나고 있기에

우리들의 역사는 과거의 역사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역사위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 하늘은 없듯이

기록을 지운다고

기록을 없앤다고

실존했던 역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우리들의 역사가

암흑에서 밝은 세상으로 나올 때까지

백년이고

천년이고

기다릴 것이다

 

이것은 역사를 잃은 국민들만이 해낼 수 있는 용기이자

천년을

만년을

기다릴 줄 아는 국민만이 해낼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기억하고 싶은 역사가 있는가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영광과 명예 그리고 굴욕과 치욕이 상존하는 역사도 역사이기에

우리들은 그 어떠한 역사라도

역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지운다고 지워질 역사인가

없앤다고 없어질 역사인가

 

민초들이 살아있는 한 그것만으로도 역사이고

손을 뻗어 하늘을 가린 구름을 걷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2015년 9월 9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