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더불어 사는 것이 깨달음이다

청아당 2015. 1. 20. 12:10

더불어 사는 것이 깨달음이다

 

홀로 떠도는 구름처럼

홀로 떠도는 바람처럼

우리들에게 있어 깨달음이란

크고 작은 깨달음이자 삶의 근원으로 통하고 있다

 

홀로 서있는 소나무처럼

홀로 서있는 잣나무처럼

홀로 서있는 전나무처럼

 

홀로 서있는 것이 깨달음이라면

다함께 더불어 사는 것은

크고 작은 깨달음이자 삶의 근원으로 통하고 있다

 

그렇다

내면에서 홀로 깨달은 것이 큰 깨달음이라면

외면에서 더불어 사는 것은

작은 깨달음이자 삶의 근원으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 누가

홀로 살아야만 깨달은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 누가

홀로 산에서 살아야만 깨달은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 누가

홀로 명상에 사로잡혀 살아야만 깨달은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 누가

홀로 수련에 정진하며 살아야만 깨달은 사람이라고 했던가

 

눈 한번 감았다 떠보면

모든 것이 하나이자 전부인데

무엇 때문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가

 

너와 나를 구분하고자 하는가

나와 너를 구분하고자 하는가

 

일상에서 보내고 있는 사람을 산으로 보내지 말자

산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을 일상으로 보내지 말자

 

너와 나를 구분조차 못한 채

홀로 살아야만 깨달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 누가 우리들의 울타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한집 건너 한 가족인데

손길과 발길이 겹치는 곳이 우리들 놀이터인데

생각과 명상이 만나는 곳이 우리들 삶의 터전인데

그 누가 홀로 있어야만 진정한 깨달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삶에 있어 깨달음이 전부가 아니듯이

삶에 있어 행동이 전부가 아니듯이

내면에서 살던

현실에서 살던

다함께 모여

숨 쉬고 있는 것 자체가 깨달음이요

삶의 향연장이지 않은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이렇게 공존하는 삶에서

그 누가 깨달음과 일상을 구분 못한다고 나무랄 사람이 있겠는가

 

일상은 깨달음이요

깨달음은 일상인데

그 누가 깨달음과 일상을 구분하려 드는가

 

아서라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던

그 모든 것을 부여잡고 살던

우리들에게 있어선 한낱 꿈과 같은 것인데

그 무엇이 부러워서 삶을 논하겠는가

 

서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요

살아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은가

 

더 이상 우리들에게

깨달음과 일상을 구분하라고 말하지 말라

 

모두가 깨달음이자 일상인데

더 이상 무엇을 깨닫기를 바라고 있는가

 

2015년 1월 20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