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우리들은 이미 하나이다

청아당 2014. 12. 5. 17:22

우리들은 이미 하나이다 

 

우리들은 이미 하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모른체하거나 

침묵으로 눈을 감으며 

하나가 무엇인지 

전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을 뿐 

일상에서 

산속에서 

명상에서

하나가 무엇인지 

화두처럼 던져가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눈만 뜨면 하나를 이야기 하거나 

눈을 감은 채 

하나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를 하나라고 이야기한들 

전체를 전체라고 이야기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냐싶어 침묵할 뿐 

무슨 도움이 되겠냐싶어 입을 닫을 뿐 

굳이 하나를 이야기하거나  

굳이 하나를 노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도대체 하나가 무엇이기에 

“나는 나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自存者)

“스스로 있어서 있는 자”

“창조주이며”

“스스로 계신 분”

“모든 만물의 근원이자 존재의 근원“ 이라며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 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주를 흔들며 

인간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하나는 단지 하나일 뿐  

하나는 단지 전체일 뿐 

하나가 전체이자 하나이고

전체가 하나이자 전체이기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하나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하나에서 살아가고 있고 

하나가 없다면 

존재 그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모두가 흩어져 걸어가는데도

누군가 하나라고 외치거나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이며 걸어가는데도

누군가 하나라고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이 없으면 

끝도 없듯이 

우리들은 이미 하나이자 전체이고

우리들은 이미 전체이자 하나이기에

하나 속에서 

전체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4년 12월 5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