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시간은 잡는 것이 아니다

청아당 2014. 12. 23. 13:25

시간은 잡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잡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풀어놓아야 한다

 

기다리거나

조급할수록

더디게 가는 것이 시간이기에

차라리 넋을 놓고 기다리거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기다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보니

산천초목을 흔들거나

우주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떤 때는 1년이 하루와 같고

어떤 때는 천년이 하루와 같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가야 할 시간이 멈추거나

와야 할 시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나는 안이나 밖이나 하나요

전체는 밖이나 안이나 전체이다

그렇다고 하나는 하나로만 존재하거나

그렇다고 전체는 전체로만 존재하라는 법은 없다

 

늘 그렇지만

일상이나

깨달음의 세계에선

하나는 하나이자 전체로 통하고 있고

전체는 전체이자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어떤 때는 10년 같고

어떤 때는 천년 같지만

눈 한번 감았다 떠보면

백만분의 1초가 억겁의 세계와 같고

억겁(億劫)의 세계가 찰라로 이어지거나

무량억겁(無量億劫)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 인생이고

이것이 자연이기에

우리들에게 있어 시간은 하루가 천년 같고

우리들에게 있어 시간은 만년이 하루와 같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도

시간은 시간이고

슬픈 마음으로 달려가도

시간은 시간이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우리들 주변에서 사라지지 않고

맴돌고 있는 것은

시간이고 세월이기에

시간을 뛰어넘거나

세월을 뛰어넘거나

그 중심에는

항상

처음이 존재하고 있고

그 끝이 존재하고 있다

 

2014년 12월 23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