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 느낌 그대로
우리에게 언제
길 따라 걷는 바람이 속삭인 적이 있었던가
우리에게 언제
구름 따라 걷는 바람이 속삭인 적이 있었던가
우리에게 언제
산과 바다를 달리던 바람이 속삭인 적이 있었던가
길에서 길을 묻듯이
구름과 바다 그리고 산을 향해
달려간 것이 모두였지 않았던가
눈에 보이면
그것이 진실인줄 알고 달려갔을 뿐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것이 진실인줄 알고 멈췄을 뿐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고
달려갔거나 멈췄던 기억밖에 더 있지 않았던가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다는 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했고
그냥 인내해오지 않았던가
삶이 아무리 즐거워도
즐겁다는 소리 한번 내색하지 않았고
그냥 인내해오지 않았던가
혹시라도 남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힘들어도 인내하며 참아내었고
즐거워도 인내하며 참아오지 않았던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구할 것이 무엇이 있다고
우리가 서있는 이곳에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다고
참아왔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냥 그 느낌 그대로 살아왔을 뿐이다
길 따라 걷는 바람처럼
구름 따라 걷는 바람처럼
그냥 그 느낌 그대로 살아왔을 뿐이다
2014년 11월 13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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