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 갇혀 살다
아픈 만큼 달리거나
슬픈 만큼 달리거나
기쁜 만큼 멈추거나
행복만큼 멈춘다
그리곤
낙엽 밟는 걸음으로 시작하여
산길 따라 걷는 걸음으로 끝을 맺는다
얼마나 달려가야 끝이 나겠는가
얼마나 멈춰야만 시작할 수 있겠는가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입을 닫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정지된다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입을 열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활짝 열린다
모두 다 하나가 되기 위한 몸부림을 보라
너도 나도 하나가 되기 위한 몸부림을 보라
산속에서
일상에서
하나가 되기 위한 몸부림을 보라
이미 하나였고
이미 전체였고
이미 우리들은 하나에 갇혀 살고 있다
또다시 새로운 하나를 얻기 위해
얼마나 더 달려야만 하겠는가
얼마나 더 멈춰야만 하겠는가
낙엽 밟는 소리에 귀를 열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눈을 열고
모두가 하나 된 소리에 입을 열 뿐이다
2014년 11월 8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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