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쓰는 것이 아니다
詩는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것이다
그림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다
詩는
하늘 문으로 통하는
연결고리이자 통로라면
그림은
하늘 문 안에 펼쳐져 있는
풍경이라 말할 수 있다
詩가
영적인 내면의 세계를 끌어올려
밖으로 표출하는 행위라면
그림은
외면으로 표출된 행위이자
여백으로 풀어 논
신인합일의 영적감각을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봉인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 어떤 신도
풀 수 없는 신성한 영역이자
인간 특유의 고유한 영역으로
암호화시켜 놓은 일이라고 볼 수 있다
詩는
쓰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라고 존재하고 있듯이
그림은
그리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쓰라고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언제
詩를 쓰라고 강요한 적이 있었던가
우리에게 언제
그림을 그리라고 강요한 적이 있었던가
그냥 홀가분하게
쓰면 되는 것이 詩이고
그냥 홀가분하게
그리면 되는 것이 그림이다
나머지는
그리든지
쓰든지
신의 입김만
잘 전달받으면 된다
2014년 10월 31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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