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파도 웃어야할 때가 있고
아프지 않아도 울어야할 때가 있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 같다
한곳에 집중하며 살 수 없는 것은
아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프지 않아도
아픈 것처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아프다고 했는가
누가 힘들다고 했는가
누가 즐겁다고 했는가
누가 행복하다고 했는가
삶은
행복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죽음 또한
영면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보고
듣고
달리며 살아가는 삶일지라도
어떤 때는
심박동이 정지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우주를 뚫고 나가는
에너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떤 때는
동적이었다가도
정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정적이었다가도
동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산과 바다가 그렇고
하늘과 구름이 그렇다
그래서 가끔씩
우주의 뿌리를 흔들고 싶어도
삶의 뿌리를 흔들고 싶어도
함부로 흔들 수 없는 것은
희로애락 때문이기도 하지만
삶의 정석이
산처럼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주의 뿌리가
너무 단단하여 쉽게 깨뜨릴 수 없어
더는 흔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삶처럼 복잡하고
우주처럼 복잡한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
그 비극이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지 찾아보면
삶의 밑바닥에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고
우주 속에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다
청소미화원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간병인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천사의 대변인인
간호사의 고달픔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특히
고객을 위해 참고 웃어야만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애환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분명 겉으로는 웃고 있는데
속으로는 울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이 얼마나 역설적인 일인가
우리가 지켜내야할 일은
이보다도
훨씬 많지만
하늘도 눈을 감은 채
지켜보거나
우리들 또한 침묵으로
눈을 감은 채
살아가기에 발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4년 10월 29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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