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이별과 만남

청아당 2014. 10. 29. 13:55

이별과 만남

 

만나고 싶어 만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헤어지고 싶어 헤어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만나면 인연이고

헤어지면 운명이듯이

우리들의 발걸음과

우리들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기도 하다

 

그리고

드나드는 곳에

우리들의 운명이

족쇄처럼 채워져 있다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남고 싶다고 남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보니

가라하면 가고

오라하면 오는 것이

우리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보는 것은

만남이자 삶의 장이고

떠나는 것은

헤어짐이자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영원히 남을 수도 없고

영원히 떠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하늘의 특권이지만

우리가 움직이는 것은

하늘의 뜻에 반항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끝에 이르면

반항하는 그것조차도

하늘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희생하라고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들은 그저

눈을 감고

오감을 닫은 후

호흡하며 살아가면 그만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들은

하늘의 뜻에 따라 살면 그만인 것이다

 

보아라

우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의미 없는 삶보다도 

더 슬픈 것이

우리들의 행복이자

우리들의 기쁨인 것이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한발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

걷는 것이 좋듯이

움직일 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인간에게 있어

최대의 행복임을

자각하며 살아가야한다는 사실이다 

 

2014년 10월 28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