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환경과 질병

청아당 2013. 5. 30. 21:18

환경과 질병

 

우리들의 목을 조여 오는 환경과 질병

눈뜨면 찾아와 안부를 묻곤 사라진다.

 

날이 갈수록 암환자의 소식을

가까운 주변에서 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온의 변화와 식생활의 부조화로 생긴

무절제한 생활과 환경오염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누가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라고 했는가?

누가 인간의 질병을 생각하라고 했는가?

 

당뇨로 인해

다리를 절단하거나

실명하거나

암으로 인해

장기의 일부를 잘라내어 생명을 연장해 나가거나

뇌질환으로 인해

온몸을 비틀게 하거나

허리와 어깨 및 무릎으로 인해

사지를 쓰지 못하게 하거나

합병증으로 인해

말기 대장암에서 간암으로

간암에서 온몸으로 퍼져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20대 초반의 딸과 친정어머니를 남겨두고

7개월여 만에 4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하거나

갑상선암으로 인해

녹내장과 간염, 어깨관절, 무릎통증 등

서있기조차 불편할 정도로 피로감을 몰아주거나

백혈병으로 인해

구토와 통증 등 고통을 덤으로 안겨주거나

발바닥에 생긴 흑색 종 피부암으로 인해

60대 초에 이승과의 결별을 선언하게 하거나

구강암으로 인해

이식수술을 받은 후 희망조차 꺾어가거나

남편조차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후

쉬지 않고 일하게 하거나

위암으로 인해

40대 중반에 사업상 대인관계를 위축하게 만들거나

알츠하이머인 치매로 인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게 하거나

건망증으로 인해

냉장고에 갇힌 핸드폰이나

통화하면서 찾고 있는 핸드폰 때문에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거나

갱년기 증상으로 인해

우울증과 화병을 길러 내거나

파킨슨병으로 인해

입을 틀어막고

보폭조차 마음 놓고 걸을 수 없도록 해놓거나

심근경색으로 인해

초를 다투는 치료를 요하거나

심장판막증으로 인해

류마티스 관절염에 시달리게 하거나

뇌졸중으로 인해

한쪽 팔다리를 마비시키거나

어눌하게 말하도록 압력을 가하거나

각종 질병으로 인해

고통 없는 대가는 없다며

수고한 만큼 고통의 깊이를 얹어주거나

잘사는 만큼 구설수에 오르게 하거나

정치와 경제 그리고 명예를 얻기 위한 일로 인해

부정부패와 비리로 정신을 어지럽게 하거나

원죄를 들먹이며

살아있는 한 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하거나

죽어서조차 죄의 그물에 걸려

허공을 향해 손을 젓게 하고 있다.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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