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
언젠가 그랬다.
돌아가면 만날 수 있다고
아니 제자리에 머물면 만날 수 있다고
한없이 서있는 다고 만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만나야만 했다.
한번 스쳐지나간 바람은
뒤돌아보는 법이 없기에
적어도 한번쯤은 그렇게 해서라도 만나야만 했다.
빈손에 쥐어지는 것은
늘
허공이기에
뒤돌아보기 전
우리들의 눈을 한쪽으로 고정시키는 법을 익혀 두었어야 했다.
지나간 바람을 다시 볼 수 없는 것처럼
스쳐 지나간 인연 또한 다시는 볼 수 없기에
걸음이 멈출 때 함께 멈춰가며
진지한 대화라도 나누어야만 했었다.
뒤돌아보면 남는 것이 없듯이
그 자리에서 숨통을 끊어가면서라도 만나야만 했었다.
우리가 언제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그리워한 적이 있었던가?
눈에 보이는 데로 살다보니
걸음이 움직이고 있었고
냄새를 맡다보니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듯이
우리들의 만남은
삶 그 자체이자 목숨 줄과도 같은 유일한 끈이자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살아온
생존자들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했다.
우리들의 꿈은 태양이 아니기에
우리들의 꿈은 달이 아니기에
태풍과 함께 달려든 바람에 몸을 맡기지 말았어야했다.
꿈은 꿈이고
희망은 희망이듯이
꿈과 희망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만 있었다면
그 힘으로 살아가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도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
몸을 던지지 말았어야했다.
2013년 6월 18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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