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죽녹원(竹綠苑)
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달린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민족대이동을 일으킨 황금연휴 속에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을 찾아간다는 것은
여행 속에서 참된 기쁨을 맛보기위한
하나의 의식이자
행복한 길로 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누구의 말대로 “수억 년의 시공을 돌아온 왕의 귀환”인
메타세콰이어가 줄지어 서있는 곳이자
남도의 대나무 숲이 모여 있는 죽녹원(竹綠苑)이기에
그 깊이는 바람을 통해 느낄 수가 있고
발품을 길게 팔아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여행에 대한 예의이자
건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얼마나 달려왔던가?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월하에 댓잎 넘어지는 소리에 귀를 기우리거나
크고 작은 죽순의 자람에 눈을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든지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일이자
생명의 신비를 경험케 하는 일이기에
참으로 놀라운 일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영부인 및 수행원들이
함께 거닐었던 길이기에
죽녹원의 길은
정치를 떠나 소박한 길이자 그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드는
자연만이 지니고 있는 성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1박 2일”의 공로는
죽녹원까지 미쳐
“1박 2일”의 제작진과 연기자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나무 숲만을 바라보고 왔다면 크게 후회할 뻔 했던
“이승기 연못”을 감싸고 있는 한옥의 배치는
면앙정과 명옥헌을 옮겨다 심은 것처럼
또 다른 면앙정과 명옥헌이 자리하고 있어
말 그대로 비경에 가려져있는 비경이자 감탄을 금할 수밖에 없는
죽녹원의 또 다른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한옥체험이라는 새로운 발상이 나왔고
늦은 시간인 밤 10시까지 저물어가는 저녁에
연인들이 즐겨 찾는 산책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연못위에 세워진 통나무다리와 어둠을 밝혀주는
청사초롱대신 따뜻한 조명으로 곳곳에 경호하듯
줄지어 연결되어져 있다.
무엇이든지 그렇지만
스스로 감탄하거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하는 장소라야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실망케 하지 않는다.
분명 명소라고 알려져 있는 곳에 도착하여
눈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거나
피로를 느끼게 하는 발걸음이라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기에
한번이라도 더 손길을 보내
섬세한 관리와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지도록
노력하는 자세로 맞이해야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주고받는 가운데 굳이
“고맙다”라는 말을 표현하거나 표현하지 않더라도
가슴에는 이미 고마움으로 자리 잡거나
따뜻함을 느끼고 있기에
주고받는 가운데 서로의 가슴에선
감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여행은 직장이나 일하는 장소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최고의 명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아래
그동안 겹겹이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는 것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 내려놓거나
자유를 얻는 일이기에
홀가분한 마음은 땅과 하늘에까지 미치고
홀가분한 발걸음은 천지를 진동시키기 때문이다.
2013년 5월 17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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