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생명의 숲

청아당 2013. 5. 10. 14:12

생명의 숲

 

일어나라! 한 적도 없는데

때 되면 너도나도 한꺼번에 일어서는 자연이 있기에

생명의 숲은 언제나 푸르고

가슴 뛰는 삶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고요와 정적만이 숨 쉬는 숲 속에서

바위를 흔들며 깨어난 바람과

겨울을 이겨낸 극한의 인내심이 없었다면

생명의 숲은 영원히 잠들어버릴지도 모른다.

겉만 보는 것은 소인배이고

안만 보는 것은 대인배이고

겉과 속을 한꺼번에 보는 것은 우주인이다.

내면의 세계만큼 깊고도 깊은 것은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야말로

그 무엇으로도 비견될 수 없는 황홀한 세계이자

무한한 빛과 영원함이

함께 손잡고 서있는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보라!

무엇이 그토록 우리들을 가슴 설레게 하고 있는지를

보라!

무엇이 그토록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세월도 가다보면 지쳐 쓰러질 때가 있듯이

사람 또한 가다보면 지쳐 쓰러질 때가 있다.

그러고 보면 그 무엇으로도 짓밟을 수 없는

삶의 기둥이자 인간의 내공이야말로

금강석보다 더 강하고

다이몬드보다 더 단단한

우주의 뿌리와 연결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하여

푸른 기운을 접하다보면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의 뿌리가 얼마만큼 귀중하고

가치가 높은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달리다보면 바람도 함께 달려가고

멈추다보면 바람도 함께 멈추는 것을 보면

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자연이 어디로 다닐지 미리 알고

길목에서 맥을 짚고 서있는 것을 보면

오가는 길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둘은 하나를 향해 달려가고

하나는 둘을 향해 달려가듯이

오가는 길에서 여유 있게 손만 흔들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힘이자

자연의 힘이고

우주적인 힘으로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

그 모든 것을 가슴으로 안고 달려갈 수만 있다면

생명의 숲은 잔치라도 벌리기 위해

온 세상에 푸른 잎으로 생명을 뿌릴지도 모른다.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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