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는
가야할 사람은 가야하고
와야 할 사람은 와야 한다.
신구의 조화를 요구하는 자연의 힘이 이를 지켜보고 있고
천하를 호령하던 사람들일지라도
때 되면 홀로 떠나게 되어있다.
무엇 때문에 죽어야하는지는 몰라도
오라하면 가면 될 것이고
가라하면 떠나면 될 것이다.
극에 달하면 변하는 것이 하나있다.
죽음과 삶의 교차점에서 살아남아야한다면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하늘을 움직여 땅을 갈라지게 하거나
땅을 움직여 천지를 진동시키는 삶의 끝에 이르면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지각변동을 일으키려한다는 점이다.
누가 더 강한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손에 잡고 있는 실질적인 힘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위해 움직일 것이고
안정을 원하는 사람들은 안정된 사회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서로가 한 발짝씩 다가서서
손을 잡고
가슴을 끌어안을 수 있다면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할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그만인데
모든 것을 붙들고 있는 한
너와 내가 구분이 되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세상 사람들이 성자들이 말한 대로 살아가거나
권력구도를 없애버린다면
모두가 하나 되어 참으로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안 되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기도하다.
하늘도 막을 수 없고
땅도 막을 수 없고
인간도 막을 수 없는
무한한 우주적인 욕망이 살아있는 한
너와 나는 악수를 나눌 수 없는 고독이자
홀로서기에 실패한 자연의 순리로 남게 된다.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실 좋은 노부부 (0) | 2012.01.04 |
---|---|
세월을 등에 업고 서있는 바람 (0) | 2012.01.01 |
불교와 기독교 (0) | 2011.12.14 |
기도의 밑바탕엔 고통과 시련이 있다 (0) | 2011.12.12 |
사계절을 달고 과녁에 꽂히는 화살 (0) | 2011.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