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손에서 손으로

청아당 2011. 3. 6. 21:01

손에서 손으로

 

한없이 달려본 후

뒤돌아보면

처음 달렸던 그곳에 와있음을 느끼게 된다.

죽음과 탄생

서로에게는 극과 극으로 대치되지만

먼저 달려왔던 탄생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죽음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보았기 때문이다.

자고나면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바다위에 떠있는 낮달처럼

먼저 일어나

태양에게

안부를 묻고 있는 것처럼

이미 생사의 경계를 초월하여

선을 넘으며 달려가고 있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느낌하나로

줄넘기하고 있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현미경처럼 정밀한 삶의 구조를 바라보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가슴에 담아 살아가고 있다.

한발 빠르게 출발하거나

한발 늦게 출발하거나

끝에서 만나는 것은

하나이기에

누가 더 아름다운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다.

꿈꾸는 사람들은

꿈을 꾸며 살아가면 되고

꿈을 버리는 사람들은

꿈을 버리며 살아가면 된다.

이것은 삶을 끌어다 쓰는 것이 아니고

버리는 삶보다는

아끼는 삶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소중한 경험으로 통하고 있다.

욕심을 한번 부리면

끝없이 욕심이 일어나고

욕심을 한번 누르면

끝없이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된다.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좋은 것은

먼저 홀가분하다는 것이다.

우주보다 가볍고

지구보다 가볍고

손에 쥐고 있는 모든 것들이 가벼워져

쥐고 있으면서도

손을 놓고 서있는 것처럼

홀가분하다는 것

이것처럼 우주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없다.

 

2011년 3월 6일 일요일

 

손에서 손으로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