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의미
갇혔던 산에서
갇혔던 바다에서
우주를 향해 손뼉 치며 달리는 바람이 있다.
어머니 같은 정적인 침묵으로
아버지 같은 동적인 침묵으로
하늘을 향해 달린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침묵과 고요로 살아온 우주이기에
블랙홀보다 더 깊은 곳에서
손을 흔들며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침묵은 단순히 입 다묾이 아니다.
침묵은 단순히 명상 속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뿌리인 침묵을 흔들어 깨워야
삶의 뿌리를 예측할 수 있기에
깊고도 깊은 우주의 끝을 흔들어본다.
그리고
바람 끝에서
구름 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을 일으켜
더 먼 우주여행을 즐기기도 한다.
우주와 나는 하나이기에 가능했던 몰입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가능을 불가능으로
직선의 단순함과 곡선의 예술성을 모아
바람으로 막아내기도 한다.
이 얼마나 통쾌하고 즐거운 일인가.
우주가 없었다면
지구가 없었다면
그리고 인류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존재해온 우주가
잠시 무(無)로 변해있었을 것이다.
분명 보고 있어도 볼 수 없는 우주로
침묵의 꽃인 명상으로 끌려와
하나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하나로
굳은 바위처럼 서 있었을 것이다.
2010년 8월 2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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