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침묵의 의미

청아당 2010. 8. 2. 21:44

침묵의 의미

 

갇혔던 산에서

갇혔던 바다에서

우주를 향해 손뼉 치며 달리는 바람이 있다.

어머니 같은 정적인 침묵으로

아버지 같은 동적인 침묵으로

하늘을 향해 달린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침묵과 고요로 살아온 우주이기에

블랙홀보다 더 깊은 곳에서

손을 흔들며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침묵은 단순히 입 다묾이 아니다.

침묵은 단순히 명상 속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뿌리인 침묵을 흔들어 깨워야

삶의 뿌리를 예측할 수 있기에

깊고도 깊은 우주의 끝을 흔들어본다.

그리고

바람 끝에서

구름 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을 일으켜

더 먼 우주여행을 즐기기도 한다.

우주와 나는 하나이기에 가능했던 몰입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가능을 불가능으로

직선의 단순함과 곡선의 예술성을 모아

바람으로 막아내기도 한다.

이 얼마나 통쾌하고 즐거운 일인가.

우주가 없었다면

지구가 없었다면

그리고 인류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존재해온 우주가

잠시 무()로 변해있었을 것이다.

분명 보고 있어도 볼 수 없는 우주로

침묵의 꽃인 명상으로 끌려와

하나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하나로

굳은 바위처럼 서 있었을 것이다.

 

201082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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