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굴레

청아당 2010. 7. 20. 21:30

굴레

 

바람이 불던 어제도

태풍이 불던 오늘도

내일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삶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이지만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하늘로 용솟음치기도 한다.

우리에게 족쇄처럼 묶인 쇠사슬을

내던지기도 전에

좁혀오는 통증이 바람을 타고 움직인다.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바람

우리에게 분명 희망이요, 꿈이다.

그리고 숙명처럼 다가와

친구처럼 어깨동무를 한다.

아무리 깊게 걸어둔 족쇄이지만

숨통만큼은 터놓아

엎어지면 또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도록 해준다.

산다는 것은

생명이 붙어있다는 말과 같다.

죽는다는 것은

생명이 사라졌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서 경계를 구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죽음도 하나요,

삶도 하나이기에

사선을 넘나드는 바람은 경계를 짓지 않는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빈산인 청산

굴레라고 말하는 순간

삶은 진행될 것이고

멈춰버린 죽음은 또 다른 삶으로 이동하여

우주의 끝에서 지구를 껴안을 것이다.

잡지 않아도

침묵처럼 소리 내어 숲을 흔드는 바람이 있는 한

굴레 속에 빠져들어도

꿈과 희망은 영원한 동반자로 함께 할 것이다.

 

2010720일 화요일

 

굴레를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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