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 사람도
세상을 던져버린 홀로 선 사람도
사람냄새가 그리울 때가 있다.
나그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어쩌면 홀로 정처 없이 떠나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세상을 버리고
산으로
바다로 가는지도 모른다.
어떤 때는 가벼운 몸으로 새털처럼 걷기도하고
어떤 때는 무거운 몸으로 솜처럼 걷기도 한다.
홀로 선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세월에 녹슨 병마와 싸울 때면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그리운 것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천지를 움직이듯이
홀로 서기 위한 사람들도
사람냄새가 그리울 수 있다.
사는 것은 홀로 살 수 없다고 말해주어도
죽는 것은 홀로 죽을 수 없다고 말해주어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경계를 구분하고 만다.
뒤돌아보면
너와 나의 흔적이 없다.
손끝으로 말해도
발끝으로 말해도
돌아오는 것은 빈 메아리뿐
산중에 떠오른 투명한 달빛처럼
가슴에 큰 원을 안고 만다.
어디로 뛰어들던
처음과 끝의 구분이 없는 우주의 품으로 안기듯이…
2010년 7월 23일 금요일
홀로 선 사람들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