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回龍浦)와 삼강주막(三江酒幕)(누락)
바람이 분다.
우주에서 부는 바람이다.
길이 먼저 있어야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먼저 분 다음에야
길이 생겨난다.
회룡포를 향해 달리는 바람은
내륙중부고속도로를 달려
문경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다.
육지 속에 떠있는 섬마을
회룡포(回龍浦)!
신라시대의 천년고찰 비룡산 장안사 산길을 타고 오솔길을 지나야
회룡대(回龍臺)에 올라설 수 있다.
풀등처럼 솟아오른
눈부신 백사장과 맑은 강물이 만나는 곳
수없이 흘러갔을 구름과 강물
그리고 바람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곳
경북 예천 삼강주막(醴泉 三江酒幕)에서
특미참죽전과 도토리묵 그리고 용궁막걸리로 배를 채우고
보부상과 시인묵객들이 쉬어갔던 휴식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계절의 여왕 5월 앞에서
어제 보았던
천년의 모습으로
오늘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하다.
바람은 오늘도 길을 따라 달릴 것이고
내일도 길을 따라 달릴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길이 있든 없든
바람은 길을 만들고
길은 바람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얼마나 달려야만 끝이 나는 길이 아니라
얼마나 달려야만 끝이 나는 바람이 아니라
우주가 있고
자연이 있고
계절이 있는 한
바람은 길 위를 달릴 것이고
길은 바람을 불러들일 것이다.
늘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기에
살아있는 동안은
길과 바람을 잊어버릴 수가 없다.
달리는 곳이 길이고
만나는 곳이 바람이듯
하늘과 땅과 바다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길은 새로 만들어질 것이고
바람은 길 위를 끊임없이 달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에서 영원히 없어지는 날까지
전설로 남아
자연을 버린 인간까지도 안아줄 것이다.
사람은 자연을 버릴 수 있어도
자연은 사람을 버릴 수 없기에
속살까지 내어주며
계속해서 사랑을 나누어 줄 것이다.
2010년 5월 13일 목요일
경북 예천 회룡포 회룡대와 삼강주막에서...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할 수 없는 바람(누락) (0) | 2010.05.24 |
---|---|
끝없이 부는 바람(누락) (0) | 2010.05.22 |
채워야 사는 바람(누락) (0) | 2010.05.05 |
막을 수 없는 바람(누락) (0) | 2010.04.16 |
단 한마디(누락) (0) | 2010.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