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텅 빈 생각(누락)

청아당 2010. 1. 19. 18:44

텅 빈 생각(누락)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는 길이 있다.

과거를 잊고

현재를 잊고

미래를 잊는다.

그저 살아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삶이 지탱해나간다.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아무것도 놓을 수 없는

기억으로

텅 빈 생각으로 산다.

눈을 감고 달려도

눈을 뜨고 달려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손끝에 매달 수 있는 것은

생명이다.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이 생명을 두려워한다.

오갈 때

느낌하나면 충분하듯이

서로의 경계를 없애자!

생사를 넘나드는 경계에 서서

호흡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힘껏 달려보자!

침묵이 흐르는 곳에는

정적이 살아 숨쉬고

정적이 흐르는 곳에는

침묵이 살아 숨 쉰다.

모든 것을 놓고

우주를 향해 달리는 혹독한 삶을 보아라!

얼마나 더 달려야만 멈출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텅 빈 가슴이 춤을 출 때

함께 달려온 즐거움과 춤을 출 뿐이다.

 

2010119일 화요일

 

텅 빈 생각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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