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에 쌓인 눈(누락)
소리 없이 발걸음을 남겨놓는
길 따라
하늘에서
들에서
산에서
그리고 바다에 쏟아지는 눈
정적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고요를 흔들기도 한다.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에는
소리가 춤을 추기도 하고
소리가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이 얼마나 광대한 꿈인가?
가슴으로 밀어내면
발밑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는
우주처럼
수없이 많은 별들이 모여
내려앉는 눈을 보아라!
원초적 감성이
살아 움직이는 시간이다.
깊이 잠든 영혼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눈 속에서 길을 만들어내고
만들어진 길은
또다시 빛으로 되돌아간다.
무게에 못 이겨
낭만을 포기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한없이 사랑이라는 말로
선을 긋기도 한다.
손으로 잡아도
잡히지 않는 눈이다.
발끝으로 눌러도
눌리지 않는 눈이다.
행복을 알리고
즐거움을 알리고
못 다한 추억까지 알린 후에야
빛 되어 사라지는 눈이다.
2010년 1월 4일 월요일
발끝에 쌓인 눈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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