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발끝에 쌓인 눈(누락)

청아당 2010. 1. 4. 12:05

발끝에 쌓인 눈(누락)

 

소리 없이 발걸음을 남겨놓는

길 따라

하늘에서

들에서

산에서

그리고 바다에 쏟아지는 눈

정적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고요를 흔들기도 한다.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에는

소리가 춤을 추기도 하고

소리가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이 얼마나 광대한 꿈인가?

가슴으로 밀어내면

발밑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는

우주처럼

수없이 많은 별들이 모여

내려앉는 눈을 보아라!

원초적 감성이

살아 움직이는 시간이다.

깊이 잠든 영혼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눈 속에서 길을 만들어내고

만들어진 길은

또다시 빛으로 되돌아간다.

무게에 못 이겨

낭만을 포기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한없이 사랑이라는 말로

선을 긋기도 한다.

손으로 잡아도

잡히지 않는 눈이다.

발끝으로 눌러도

눌리지 않는 눈이다.

행복을 알리고

즐거움을 알리고

못 다한 추억까지 알린 후에야

빛 되어 사라지는 눈이다.

 

201014일 월요일

 

발끝에 쌓인 눈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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