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견디는 나무들(누락)
말이 없다는 것은
침묵 속에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침묵을 흔들어 깨우는 자만이
침묵과 벗을 할 수 있다.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은 곳에
홀로 서있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다.
더 깊은 세계는
더 깊은 고뇌로부터 나오는 것
보고 싶다고 보여 지는 것이 아니라
혹한의 추위를 견뎌낸 봄처럼
손이 트고
발이 트고
온몸이 터야만 가능한 꿈이다.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불꽃을 보아라!
화려하지 않은가?
꿈보다 더한 야망이 불타올라야만
볼 수 있는 꿈이다.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은 생명이다.
조급하지도 않고
느긋하지도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길이어야만
가슴이 열리고
영혼이 열리고
우주가 열린다.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이다.
하나 속에서 여럿으로 달리는 길을 보고 있듯이
눈을 감고
호흡을 통해
깊이
더 깊이
그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만나야만 한다.
눈을 뜬 순간
달려오는 모든 것을
가슴에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2010년 2월 6일 토요일
청량산 숲속바위쉼터에서 한파에 견디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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