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한파에 견디는 나무들(누락)

청아당 2010. 2. 6. 22:17

한파에 견디는 나무들(누락)

 

말이 없다는 것은

침묵 속에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침묵을 흔들어 깨우는 자만이

침묵과 벗을 할 수 있다.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은 곳에

홀로 서있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다.

더 깊은 세계는

더 깊은 고뇌로부터 나오는 것

보고 싶다고 보여 지는 것이 아니라

혹한의 추위를 견뎌낸 봄처럼

손이 트고

발이 트고

온몸이 터야만 가능한 꿈이다.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불꽃을 보아라!

화려하지 않은가?

꿈보다 더한 야망이 불타올라야만

볼 수 있는 꿈이다.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은 생명이다.

조급하지도 않고

느긋하지도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길이어야만

가슴이 열리고

영혼이 열리고

우주가 열린다.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이다.

하나 속에서 여럿으로 달리는 길을 보고 있듯이

눈을 감고

호흡을 통해

깊이

더 깊이

그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만나야만 한다.

눈을 뜬 순간

달려오는 모든 것을

가슴에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201026일 토요일

 

청량산 숲속바위쉼터에서 한파에 견디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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