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사라져버린 기억의 한 조각(누락)

청아당 2009. 11. 30. 20:21

사라져버린 기억의 한 조각(누락)

 

침묵의 숲으로 빠져들면

기억의 한 조각이 사라진다.

손에 쥘 것도

가슴에 담아둘 것도

없는 기억이다.

무엇 때문에 달려왔는지

무엇 때문에 살아왔는지

침묵하다보면

더 깊은 상처로 다가온다.

그래

모든 것을 잊자!

아무리 기억해내려고 해도

기억할 수 없는

미로처럼

엉킨 그대로 서있자!

2%가 부족한 기억으로

벽에 갇힌 기억으로

빠져들자!

손에 쥘만한 것이 없다는 것

가슴에 담아둘만한 것이 없다는 것은

삶이 정지해있는 것과 같다.

한 발짝 한 발짝

옮겨

저 멀리 침묵의 숲에 버리자!

버려도 다시 되살아나는

자연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이어져온

삶의 방향이자

지침서인 기억이지만

뒤돌아보면

하나도 잡을 수 없는 허상들이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저 걷는 것만으로

삶이 행복하고 아름답다면

그리고 쾌감온도로 다가오는 바람만 있다면

삶이 행복하지 않겠는가?

한 조각의 기억이 사라졌다고 하여

삶이 멈춰 서지 않는 것처럼

눈뜨면 새로운 아침이 열리는 것처럼

그렇게 희망으로 가득한

새아침을 맞이하며 살자!

 

20091130일 월요일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