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기억의 한 조각(누락)
침묵의 숲으로 빠져들면
기억의 한 조각이 사라진다.
손에 쥘 것도
가슴에 담아둘 것도
없는 기억이다.
무엇 때문에 달려왔는지
무엇 때문에 살아왔는지
침묵하다보면
더 깊은 상처로 다가온다.
그래
모든 것을 잊자!
아무리 기억해내려고 해도
기억할 수 없는
미로처럼
엉킨 그대로 서있자!
2%가 부족한 기억으로
벽에 갇힌 기억으로
빠져들자!
손에 쥘만한 것이 없다는 것
가슴에 담아둘만한 것이 없다는 것은
삶이 정지해있는 것과 같다.
한 발짝 한 발짝
옮겨
저 멀리 침묵의 숲에 버리자!
버려도 다시 되살아나는
자연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이어져온
삶의 방향이자
지침서인 기억이지만
뒤돌아보면
하나도 잡을 수 없는 허상들이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저 걷는 것만으로
삶이 행복하고 아름답다면
그리고 쾌감온도로 다가오는 바람만 있다면
삶이 행복하지 않겠는가?
한 조각의 기억이 사라졌다고 하여
삶이 멈춰 서지 않는 것처럼
눈뜨면 새로운 아침이 열리는 것처럼
그렇게 희망으로 가득한
새아침을 맞이하며 살자!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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