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제15대 김대중(金大中) 前 대통령 逝去
생사를 넘나드는 경계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메시지는 무엇인가?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트는 일이
이렇게도 힘든 일인가?
가야할 길을 놓아두고도
먼 곳으로 되돌아가야하는 길
무엇 때문에
되돌아가야하는가?
처음부터 하나였으면
그 끝에 이르러서도 하나가 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말로만 예의를 갖추는 빈말은 필요가 없다.
삶은 행동이고
행동은 삶의 근원이기에
그토록 모두가 하나 되기만을 기다려온 인고의 세월을 뛰어넘어
경계가 없는 그 곳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생과 사는 하나라고 했다.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죽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길에 서서
이제는 떠나야할 때를 안 것이다.
1년 사이에 세 개의 큰 별이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3개월 간격을 두고
김수환 추기경(2009년 2월 16일 오후 6시 12분 향년 87세)이 먼저 떠났고
노무현 전 대통령(2009년 5월 23일 오전 6시 40~50분 향년 63세)이 두 번째로 떠났고
김대중 전 대통령(2009년 8월 18일 오후 1시 43분 향년 86세-1924~2009)이 세 번째로 떠나셨다.
우리에게 남길 말 한마디 없이
몸짓으로
눈빛으로
소통하며
우리들의 품을 떠난 것이다.
언제든 돌아와 손을 잡을 수 있는
영혼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우리들은 기꺼이 손을 내밀 것이다.
이곳에서 편히 쉬지 못한 분들이기에
저 먼 곳에서나마 편히 쉬시기를 기원하며
바람을 흔들어 보내고
영혼을 흔들어 보내고
또 다시 피어오르는 새싹마저 흔들어 보내리라.
말 한마디면
천지를 뒤흔들 수 있는 자리에서도
겸손을 먼저 찾았고
국민을 위해 자신을 낮춘 사람들이었다.
한 번간 사람들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이기에
분향소에서 향을 피워
업적을 기리고
시련이 무엇인지를
고통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삶의 밑바닥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면서
우리들의 가슴에
우리들의 심장에
각인시켜 놓았다.
더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역사도 눈물을 흘릴 만큼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이었다.
남을 배려하고
용서를 해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람에게조차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화해와 용서를 건넸던 사람이다.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역사가 있고
현실이 있고
우리들의 미래가 있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세상이었다고
손을 흔들며
떠난 사람이다.
경계에 서면
모두가 하나이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고
더 이상 가슴에 담아둘 한도 없다.
그저 편안하게 눈을 감고
귀거래사(歸去來辭)의 여유처럼
언제든지
손만 흔들 수 있으면
충분한 것이다.
2009년 8월 19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긴급] 김대중 전 대통령 18일 오후 1시 43분 서거
오후 1시 35분경 한때 심장 정지 8분 뒤 서거
2009-08-18 13:49:36 [ 공지현 기자 ]
ⓒ연합뉴스
건강 악화로 한 달 째 병원에 입원해 있던 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金大中·86)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3분에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5분 경 한때 심장이 정지된 후 40분 경 다시 심장이 뛰었지만 43분 경에 결국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폐렴으로 지난 달 13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폐색전증이 악화된 후 지난달 29일 경에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혈압과 산소포화도 수치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수차례 위독한 상황을 겪었지만 다행히 그때마다 수일 내에 건강이 악화와 회복하기를 반복했다. 김 전 대통령 측근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의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의료진이 혈압상승제를 투여하는 등 집중 치료에 돌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일 연세대 의료원장은 "비상대기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유고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희호 여사가 평소와 달리 꽤 오랜 시간 동안 면회하면서 병원 안팎에서는 혹시나 하는 관측이 나왔다.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각국 정상 추모메시지 답지(종합)
파이낸셜뉴스 | 박인옥 | 입력 2009.08.19 12:59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전을 비롯해 해외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들의 추모 메시지가 잇따랐다. 김 위원장은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가족들에게'라는 제목의 조전을 통해"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해 이희호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애석하게 서거했지만 그가 민족의 화해와 통일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 남긴 공적은 민족과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될 것이다"고 애도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이메일을 통해 보내온 추모 메시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넘어서 한국을 움직인 용감하고 비전에 찬 지도자 였다"며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한국전쟁 이래 그 어느때 보다 지속적인 평화에 희망을 줬다"며 "힐러리와 나는 우리의 좋은 친구 김대중을 그리워 할 것이다. 유가족과 한국민에게 우리의 마음과 기도를 보낸다"고 말했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김대중 선생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이다. 장기간에 걸쳐 중한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애도를 표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어 "중국 정부와 인민은 김 전 대통령의 기여를 잊을 수 없다"며 "김대중 선생은 생전에 남북화해를 적극 추진하셨고 동북아 평화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쩌민 전 주석도 "이희호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나는 오랜 벗이다"며 "그분(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21세기 중한 협력 동반자 관계가 선언됐다. 중국 인민들은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한 그분의 노력을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1998년 10월 방일시 오부치 게이조 당시 총리와 '일한 공동선언'을 발표,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공동개최 등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일한 파트너쉽을 의해 진력했다"며 "이후 비약적인 발전으로 양국이 현재까지 이르렀다. 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적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김대중 각하와는 수많은 회담의 기회를 가졌고 21세기를 향한 일한 관계의 비전과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했다"며 "일한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계셨던 것은 인상깊게 남아 있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하다"고 말했다. 가이어 룬데스타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셨다는 소식에 큰 슬픔을 가눌 길이 없다"며 "우리는 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있으나 한국, 아시아,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화해를 위한 그의 위대한 기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모리 요시로 일본 전총리 대신, 일한의원연맹 회장, 고노 요헤이 일본 중의원 전 의장, 오부치 치즈코 고 오부치 총리 대신 영부인, 양원창 중국 인민외교학회 회장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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