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든다고 흔들릴 허공이 아니다 바람은 어디든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속성이다. 벽에 부딪히면 벽을 뚫고서라도 바람은 지나간다. 바람은 가만히 놓아두어도 바람이다. 형체가 있던? 형체가 없던?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이 있다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선다. 아무리 바람이라도 가지 못하는 길이 있다. 벽이 없는 곳이다. 고요는 고요를 말하지 못한다. 침묵은 침묵을 말하지 못한다. 흔든다고 흔들릴 허공이 아니라서 그렇다. 2025년 4월 18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