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인수 인허
콩국수 먹다가 선문답을 했다.
인니(印泥)는 진흙에 도장을 새겨놓은 형상이라면
인수(印水)는 물에 도장을 새겨놓은 형상이고
인허(印虛)는 허공에 도장을 새겨놓은 형상이다.
진흙에 도장을 새긴 형상은 흔적을 남긴 문자에 해당되고
물에 도장을 새긴 형상은 흔적을 남기되 곧바로 사라져버리는 방편에 해당되고
허공에 도장을 새긴 형상은 흔적을 남기지 않은 언어 이전의 세계에 해당된다.
화엄경과 팔만대장경의 뜻이 깊고도 깊다 해도 문자에 해당되어
아무리 많은 공부를 해도 선(禪)에서 말하는 인허에 미치지 못함을 깨우치게 한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한 사람은 명상에 들고
한 사람은 수면에 들었다.
이 순간 모든 것이 고요하다.
2022년 7월 15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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