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하는 선악은 중도이다
우주의 칼날로 내리치는 순간
둘로 갈라지는 것이 공존하는 선악이다.
중도(中道)는 블랙홀처럼 무조건 빨아들이는 곳이며
유(有)나 공(空)에 치우치지 않는 무극(無極)을 말하기도 한다.
너와 나를 구분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그냥 그 순간의 모든 것을
온전히 인정하는 것이다.
0과 1이 모여
수만 수억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하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공(空)으로 되돌리기도 하듯이
있는 듯 하지만
없는 듯 하고
없는 듯 하지만
있는 듯 하듯이
하나를 둘이라 하건
둘을 하나라 하건
개의치 않는 곳이다.
하지만 중심의 틀은
늘 한곳을 향해 있다.
그리고
흐트러지지 않는 공고함이다.
금강석과 같이 단단하며
은하수처럼 우주를 향해 선을 그어나가고 있다.
극미한 세계에서 시작하여
우주의 끝을 오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교차점이기도 하다.
선을 선이라 말하면 선이 되고
악을 악이라 말하면 악이 되고
선을 악이라 말하면 그 또한 악이 되고
악을 선이라 말하면 그 또한 선이 되고
중도(中道)에 서서 그 어느 곳도 정답이 될 수 없는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는 허공과 같이
정도와 미로가 함께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우주의 깊은 속살이기도 하다.
만져도 만짐이 없고
형체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미묘한 변화의 시작과 끝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존재가 있는 곳에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우주의 안팎을 아우르며 함께 서 있는 곳이다.
2022년 7월 24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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