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공즉시색Ⅱ
모든 혈자리가 열리며
우주의 기가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물을 때
별의 크기만 한 피부기공호흡으로 확장되어지고
소주천, 대주천 및 영통개안을 경험하게 된다.
색(色)은 물질적 현상을 뜻하고
공(空)은 실체가 없음을 뜻한다.
색은 있는 듯 하지만 없는 것이고
공은 없는 듯 하지만 있는 것이다.
이 둘의 관계는
공존하는 선악처럼 한 몸으로 움직이며
이원론(二元論)으로 되었다가
일원론(一元論)으로 합치되기도 한다.
우주에너지를 온몸으로 녹여내면
기체가 액체가 되고 액체가 고체로 변한다.
단순히 덩어리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기체의 상태에서 쇳덩어리나 다이아몬드라 할지라도
섬유질을 해체하여 뚫고 들어가듯이 에너지로 유영할 수가 있으며
그 어떤 단단한 물질이라도 기체화되면 깃털보다 더 가벼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면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유연하다.
고정된 습관이나 관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창의성과 영감이 쏟아져 내린다.
홀가분한 상태에서 바라보면
그 무엇이든 보지 못할 것이 없으며
그 무엇이든 말하지 못하겠는가?
마음은 우주의 끝을 순식간에 다녀올 수 있으며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빛의 파장과 정면으로 맞닿아
우주적인 빛의 현상을 맞이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황금빛 찬란한 빛의 향연은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다.
빛의 세계와 공의 세계가 만나면 충돌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서 빚어지는 것이
바로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을 대하다 보면
온 우주가 빛으로 충만하게 되고 그 끝은 가없는 곳이 되고
그 속에서 발현되어져 나타나는 각종 우주적인 빛의 예술현상은
가히 영혼을 놓아버리기에 충분하다 할 수 있다.
빛의 끝을 잡고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는 우주의 가장 안쪽인 고요의 극점이
손을 흔들며 어서 오라고 손짓해 부른다.
우주에서 이만큼 안정되고 편안한 곳이 또 있겠는가?
그 어떤 우주적인 현상에도 흔들리지 않는 곳!
진공조차도 범접하지 못할 만큼
가장 안전한 곳이
바로 고요의 극점이기에
더는 들어갈 수도 없고
더는 나올 수도 없는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곳이자
우주에서 가장 안전하게 품을 수 있는 곳이다.
2021년 1월 29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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